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 TRPG

델타: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1d2

델타:1

-1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의 잡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으로부터 866……니다. 안심…시오, 국민……."

"안심, 안심하십시오.

안전지대의 최전방은 최강의 인류에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안전지대가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나이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출생지, 부모,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는지조차 기억해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일어나야 합니다. 이런 곳에 누워있을 시간이 없으니까요.

델타:... (입에 남은 잔여물을 뱉어낸 뒤 닦아내며 일어납니다)

▶:바짝 마른 입에서 혈향이 느껴지고,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치밉니다.

피 웅덩이 속에 계속 누워있다간 다양한 사인 중 하나로 죽어버리고 말 테니 욕구대로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델타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상처를 보아하니 팔이 달랑달랑하게 달려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제법 잘 움직이네요.

저 멀리 던져둔 총을 주워들어도 괜찮을 정도인 것 같아요.

델타:(팔도 몇 번 움직여보고... 총도 주워 들어요)

▶:사방에 눈이 쌓여 질리도록 새하얗습니다.

이곳은 도시 외곽, 아득하게 휘몰아치는 검은 눈보라 너머로 야경이 빛나고 있습니다.

드문드문 어둠이 잠식한 도시의 야경은 어쩐지 위태롭고 쓸쓸합니다.

델타: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멀지 않은 곳에서 라디오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의 출처는……. 어라, 불 앞에 낯선 사람이 등을 돌린 채 앉아있습니다.

저곳에서 들리는 것 같네요.

원인을 알 수 없는 허기와 살벌한 추위가 델타를 괴롭힙니다.

저 사람에게 무언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주지 않는다면 억지로 빼앗는다거나, 아무쪼록 총을 가진 당신에겐 많은 방법이 있겠죠.

델타:(여러모로 아쉬운 처지긴 한데 떠올리는 방법이 너무해... 목 큼, 가다듬고 가까이 가봐요.) 저기요...

▶:두 사람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집니다.

매끄러운 눈의 등을 밟을 때마다 볼품없는 소리를 내며 발이 잠깁니다.

온기, 식량, 그 외 다양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들뜨기까지 합니다.

어쩐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해요.

등을 돌린 사람은 당신이 바로 뒤에 왔음에도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레토르트 식품의 푹 익은 건더기를 일회용 포크로 휘저을 뿐, 라디오 소리에 푹 빠져 있습니다.

▶:여전히 최강의 인류를 운운하는 걸 보니, 분명 시답지 않은 가십 뉴스겠지만요.

문득 델타는,

▶:자신의 숨이 굉장히 거칠어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이 사람에게 왔나요?

그러니까, 여긴 너무 춥고, 배가 고프고, 그래서,

식량과 온기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아, 맞습니다....

델타:무엇이든 좋으니 죽여버리고 싶어.

▶:라고,

생각해버렸는지도... 아 말했네요. 말해버렸는지도 몰라요.

부추기듯 두드리는 심장 고동 소리를, 당신은 결국 참지 못하고 낯선 사람에게 달려듭니다.

아니, 달려들었을 겁니다. 분명 달려들지 않았나요?

작동 방식도 알지 못하는 총은 내던지고, 무기가 될 만한 무언가를 잡는다거나, 없다면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을 세운다거나…….

대충, 그랬던 것 같은데…….

"―――!"

▶:굉음이 울리고, 허수아비가 쓰러지는 것처럼 무기력한 퍽! 소리와 함께,

델타의 세상이 한 번 크게 뒤집히더니, 어느덧 낯선 사람은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흩날리는 보랏빛 곱슬 머리, 그보다 더 시선을 휘어 잡는 건 이상하리만치 빛나는 금색 눈...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부는 바람과 내리는 눈, 그것들로만 이루어진 전부 잿빛인 세계에서… 홀로 살아서.

문득, 델타는 가슴이 허합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이를테면 심장이라거나

▶:이런, 내려다보니 정말 없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가요?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대단해요! 엄청난 위력이에요!

아마 거대한 주포 같은 것에 맞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가하게 이런 걸 추측하고 있을 땐 아닌 것 같지만요....

델타:(아니 진짜 이런 걸 생각할 여유가 있어?)

▶:피를 토할 틈도 없이 시야 너머의 모든 것이 어두워지며, 몸을 지탱하고 있던 의식이 멀어집니다.

강렬한 충격과 온몸의 세포가 전멸하는 듯한 고통이란!

델타는 어렴풋하게나마 자신은 이제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끝?

정말?

당신의 삶이 마무리되는 걸까요?

...

END 6. 배드엔딩.

델타 로스트.

...

……아니, 안 돼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

델타: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감소 없음

▶:죽음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받아들이지 못했거나…….

혼란스러워할 무렵, 시야가 가물가물한 델타의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옵니다.

낯선 사람의 손에 들린, 끝에서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검고 긴, 섬세하고 복잡한 기체는,

잠에서 깨어난 당신이 집어들은 총과 꼭 닮은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날파리처럼 웅웅거리던 지겨운 라디오 소리가 말을 끝맺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민 여러분. 아직 우리에겐 최강의 인류가 있습니다.

델타씨와 헤일리씨에 의해, 제 92 번째 안전지대는 오늘도 지켜지고 있으니까요."

▶:그 말을 끝으로 모든 것이 흐려집니다.

낯선 사람은 무전기를 고쳐 잡고 당신에 대해 보고합니다.

사무적인 어조는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갑니다.

헤일리 로져스:일시적인 기억 상실, 전투에 대한 비정상적 집착,

일단 한 번 리셋 했으며, 다음 소생까지 남은 시간은…….

▶:와우! 저 사람은 정말 어딘가의 SF 장르 클리셰 영화 등장인물처럼 말하는군요.

그런데, 방금 라디오가 뭐라고 말했죠?

정말, 이상…….

…….

!!

[ SYSTEM : 꺼져가는 의식의 틈을 비집고, 델타의 '소중한' 기억이 회복됩니다. ]

델타:(자.. 잠깐 너무 빨라)

변경된 특성치를 확인해주세요.

▶:그럼 델타! 이해한 바를 짤막하게 말해볼까용

델타:(아)

난 최강의 크리처인데 연구실에서 태어났고, 태어난 이후부터인 지난 3년간의 기억밖에 없는데 그중 1년이 최강의 인류인 헤일리랑 파트너로 지낸 기억이고... 헤일리는 진짜 짱이다. 우리는 안전지대를 지키는 AOC 소속이다...

▶:이상한 문장이 있는데 ㅠㅠ?

델타:이상한 문장 없는데? ㅠㅠ

▶:ㅠㅠ

그렇게 잃어버렸던 정보가 홍수처럼 밀어닥치고,

...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델타는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가슴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델타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발생한 참혹한 상황에,

델타: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1d2

델타:2

-2

▶:이전 소생 직후와는 달리, 혼란스러움은 한결 덜합니다.

짜증 나는 라디오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델타가 한층 더 어둡게 가라앉은 회색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묵직하게 눈 바닥을 밟는 군화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헤일리 로져스:정신이 좀 들었나, 델타. (퍽 다정한 말투지만... 여전히 총을 고쳐잡고 있는 것이 제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한 발 갈길 기세)

델타:(콜록이고 정신 차렸다는 듯 손 작게 흔들..함) 어, 아까보단 훨씬 낫다...

헤일리 로져스:... (총 내리곤,) 그래. 다행이군.

매번 널 죽이는 것도 힘드니까 말이야.

델타:죽었다 깨는 쪽도 썩 좋진 않지만... 매번 미안하고 고맙게...? 생각해... (몸은 멀쩡한가? 털면서 몸 일으켜봐요)

▶:몸은 방금 전보다 훨씬 멀쩡합니다. 당장 임무를 떠날 수 있을 정도의 몸상태네요.

헤일리 로져스:(고맙게...? 라는 말에 인상 찌푸리며 갸웃거린다.) 그걸 고맙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만.

어쩌다 죽게 됐는지 기억은 있나?

델타:그런가? (쌓인 눈도 털어내고..) 너한테 가까이 갔다가 네가... 총으로 쏴서 죽었지.

나 제정신 아닌 거 같았는데..., 그런 거 생각하면 고맙지.

헤일리 로져스:(머리에 쌓인 눈 탁탁 털어준다.) 더 원만한 수단으로 막을 수 있었으면 그렇게 했을 거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죽음의 고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닐테니... (손을 한 번 털더니,) 그리고, 그 전의 이야기다.

▶:그 전? 그 전이라면... 헤일리가 총으로 쏘기 전의 죽음을 말하는 걸까요?

기억을 더듬어보면, 분명 이전 임무를 끝낸 직후에 델타가 사망했던 것 같습니다.

소생 직후에는 10번 중의 1번꼴로 이번처럼 정신이 이상해지는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헤일리가 물리적인 '리셋'을 도와줬던 기억이 납니다.

죽음은 익숙하지만 다정하지 않고, 소생 직후의 첫 숨은 유난히 차갑습니다.

델타:이게 최선이니까 괜찮아. (기억 더듬...) 아~ 그러네. 그건 기억 안 나.

헤일리 로져스:... 임무를 끝나기 직전, 돌아가는 길에 적이 우리를 급습했다.

갑작스러운 사태였기에 대처가 미숙했고, 임무 자체는 완수했으나...

네가 과다출혈로 죽고 말았어.

거기다... 델타, 본래 네가 다시 살아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복불복이라지만

이번에는 유난히 오래 걸리더군. (살짝 걱정을 담은채) 정말 괜찮은 거, 맞나?

▶:그렇게 말하는 헤일리는 어째서인지 빈틈없는 모습입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음식과 모닥불은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델타:(아아... 그랬구나...) 그래? 근데 정말로 괜찮아. (슬 웃어보임) 몸에 이상이 느껴지진 않거든.

내가 오래 기다리게 했겠다. 두 번이나 죽은 거니까.

헤일리 로져스:... (무어라 말하려다 말고는,) 괜찮다고 말 해주고 싶다만, 그럴 상황이 아니라.

델타. 당장 깨어난 상황에 유감이다만 바로 다음 임무에 뛰어들어야 할 것 같다.

델타:응! 갈 수 있어.

헤일리 로져스:(건강하군... 쓰담쓰담) 그래, 꽤 지체되어서 시간이 부족하니 서두를까.

임무를 전달하지.

▶:맵의 미니맵을 확인해주세요! 크게 보려면 클릭 후에 Z를 누르면 된답니다

델타:(클릭 안되는데 암튼 확대해서 보는 중)

▶:우?

지금도 안돼요!?

델타:(아!)

(이제 돼요ㅎㅎ)

헤일리 로져스:(델타가 임무 확인하는 동안 장비 점검하더니,) 이번 임무는 좀 힘들어 보이는군. 민간인이 엮여있기도 하니...

(던져졌던 델타 총 건네준다.) 힘들지 않은 임무가 있었나 싶지만.

델타:힘들긴 해도... (건네받는다.) 잘 해왔잖아? 이번도 잘 될거야.

헤일리 로져스:... (빤히 바라보다 슬쩍 웃는다.) 그래.

믿을 수 있는 파트너도 있으니.

▶:매서운 칼바람에 반복 재생을 눌러둔 영상처럼 규칙적으로 머리카락이 흔들립니다.

A시의 오늘 날씨는 영하 20도, 방한복을 뚫고 싸늘한 냉기가 침입합니다.

헤일리 로져스:참, 델타.

델타:응?

▶:헤일리가 무어라 더 말하려는 듯 입을 벙긋거리지만, 이내 거대한 소음에 묻혀버립니다.

쌓인 눈을 날려버리는 강한 바람, 그리고…….

헬기입니다.

헤일리 로져스:... (무어라 말하려다 말고는 하늘을 가리킨다.)

(입모양으로 가자, 라고...)

델타:... (들리지 않을 것 같아 소리내서 대답하는 대신 끄덕였다.)

▶:하늘에서 사다리가 내려오고,

두 사람은 그를 잡고 천천히 헬기를 오릅니다.

두 사람을 태운 헬기는 상공으로 날아오릅니다.

목표 지점은 1주일 전 크리쳐에게 점령당한 A시, 전력이 채 끊기지 않은 유령 도시.

창 아래로 펼쳐진 야경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음울한 빛 사이 드문드문 자리 잡은 어둠은, 분명 도시의 예비 전력이 다해가고 있기 때문이겠죠.

▶:감상에 젖어있을 때가 아닙니다. 전력이 끊긴다면 생존자를 구해낼 수 있는 확률도 떨어질 테니까요.

헬기의 문이 열리고, 따가운 겨울바람이 휘몰아칩니다.

복잡한 머릿속이 한결 식는 것 같습니다.

발각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헬기는 착륙하지 않습니다.

같은 이유로 낙하산 또한 없습니다.

내려갈 방법은 단 하나.

헤일리 로져스:델타, 내려가는 법 정도는 기억하고 있지?

델타:물론이지.

헤일리 로져스:그래, 그럼.

▶:목표 착륙 지점은 점점 가까워지면…….

헤일리 로져스:갈까,

▶:라는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헤일리는 맨몸으로 도심에 뛰어듭니다.

따라가야겠죠, 델타?

델타:(네! 같이 뛰어듭니다)

▶:아?

자... 잠시만요 브금이

델타:(네ㅋ)

팊 (GM):헉... 헉

쿵!!!

▶:허공을 한 바퀴 돈 델타가 착지한 시멘트 바닥에 굉음과 함께 금이 가며, 사방으로 파편이 흩어집니다.

파괴력과는 달리 미끄럼틀을 타듯 능숙한 착지입니다. 문제는 조금도 없습니다.

까딱 잘못하면 머리로 박을 수도 있지만, 뇌가 터져도 살아나는 체질이라 가능한 작전이죠.

사실, 이 소리 때문에 발각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헬기보다는 눈에 덜 띄는 방법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두 사람 몫의 짐가방은 내려두고,

떨어지는 헤일리를 받아볼까요?

　✷　민첩 판정　✷　

델타:

민첩
기준치:	99/49/19
굴림:	7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제는 익숙한 낙법입니다.

턱, 소리와 함께 델타는 헤일리를 두 손으로 받아 사뿐히 안아 올립니다.

눈 내리는 도심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건물의 옥상, 단둘이네요…….

물론, 낭만적인 구석은 없습니다.

헤일리 로져스:(익숙~)

델타:잡았다~ (하하 내려줘요)

헤일리 로져스:이젠 익숙하구나. (두 발로 우뚝 섬)

▶:현재 두 사람이 있는 곳은 굴지의 대기업, B사의 옥상입니다.

A시의 중심지이자 가장 높은 곳으로, 도시의 상황을 파악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죠.

새벽 2시, 시야 아래로 새카만 밤의 어둠이 펼쳐지고, 그 위에 창백한 도심의 빛이 번집니다.

헤일리 로져스:(톡톡... 지도를 보더니,)

미처 피난하지 못한 사람들은 긴급 대피 구역에 있을 거다.

델타:(같이 살펴보면서) 응응.

헤일리 로져스:(지도 표면의 점을 하나씩 짚더니,) ... 학교, 백화점, 병원, 지하철역 정도일까.

델타, 어디부터 가는 게 좋아보이지?

델타:나는... 학교부터? 애들이 있을까봐.

헤일리 로져스:그래, 그럼 그쪽으로 가자. (지도 탁 끄더니,)

(델타 빤히 바라봄)

델타:(응? 같이 빤히 눈 마주침) 왜?

헤일리 로져스:이동하자. (다시 안으라는 뜻)

델타:아. (주섬... 헤일리 다시 안아들어요)

헤일리 로져스:(나... 짐처럼 안겼나?)

델타:(어느 쪽이 좋아? 짐처럼 안기 VS 공주님처럼 안기)

헤일리 로져스:(...)

(전자는 너무 가오 상해)

델타:(ㅋ)

(파트너 초반에 짐처럼 안았다가 후자로 교정 됐다고 해요)

헤일리 로져스:(ㅋ)

(암 생각 없이 짐처럼 안았다가 거울로 비친 불만 가득 표정을 봤나봐...)

델타:(그때 눈치보면서 엉거주춤 다시 들었는데 이제는 척척 잘 들어요)

헤일리 로져스:(짱~)

▶:그렇게 델타는 익숙하게 헤일리를 안아들고

박차를 가해 학교를 향해 나아갑니다.

쿵, 쿵, 쿵, 건물에 금이 가는 소리와 함께

하늘을 가르며 두 사람은 학교에 도착합니다.

헤일리 로져스:이곳의 긴급 대피 구역은 강당이라는 것 같군. (알아서 뛰어내려 바닥에 섬)

델타:좋아, 강당. (...이 어딘데?)

헤일리 로져스:

rolling token

(

)

(뭐야?)

델타:(진짜 뭐야?)

헤일리 로져스:(델타 빤히... 보다가 교내 지도 펼침)

델타:(헷... 같이 봐요)

▶:잠기지 않은 정문 너머, 운동장은 티 하나 없이 새하얀 눈이 이불처럼 덮여있습니다.

헤일리 로져스:이쪽으로 가면 될 것 같군. (어떤 방향 가리키더니 저벅저벅 걷는다.)

델타:응! (학교 건물 두리번... 구경 하면서 따라가요)

▶:델타가 한 발씩 내디딜 때마다 두툼한 군화 아래로 발자국이 새겨집니다.

헤일리 로져스:... 학교라.

그러고보니 델타, 넌 그런 기억이 전혀 없다고 했었나?

델타:학교? 기억에 없는데. (몇걸음 뒤처졌던 거리 후다닥 따라오며) 너는, 이런 학교 다녔어?

헤일리 로져스:(따라오는 거 보고 잠깐 멈췄다가 마저 걷는다.) 그래, 이곳이랑 비슷한 곳을 다녔었지.

꽤 평범한 학교 생활을 했어. 공부에 뜻이 없어 몇몇 선생님들의 속을 썩인 거 빼고는.

델타:평범... 했다고 해도 난 어떤게 평범한 학교 생활인지 모르는 걸. (흠~)

그럼 뭐에 뜻이 있었는데?

헤일리 로져스:평범한 학교 생활은... 보통, 친구들과 어울리고 학업에 충실한 걸 의미하지 않나 싶군. 그나마 친한 이들 중에 그런 애들이 적어서 잘 모르겠지만. (그나마 즈레이카 떠올리며 더듬더듬...)

음... 난 본래 사격 지망 선수였어서 말이야. 부대에 들어오겠다 결심하기 전에는 그쪽 준비만 했었다.

친구 한 명 안 사귀고 그것만 집중했었지. (갑자기 쪼그려 앉음)

델타:...? ... 친구 한 명 안 사귀었으면... 평범한 게 아닌 거 아냐? 비범한 학교 생활이라고 해야하는 거 아냐?

...? (같이 쪼그려 앉음)

헤일리 로져스:...? (쪼그려앉은 델타한테 그새 모은 눈덩이 던지고 바로 일어나 걸음)

델타:아;

헤일리 로져스:그런가? (자연스럽게 대화도 이어감)

델타:? ? ?? (눈 탈탈;)

헤일리 로져스:별로 비범하진 않았던 것 같지만... (내 입으로 학창 시절 별명이 전설이었다던가 말하는 건 너무 쪽... 팔리니까. 냅두고 마저 걸어감)

델타:(ㅋ)

oO(평범했다고... 믿고 싶은 건가...?)

헤일리 로져스:(아)

델타:oO(친구가 없어서...?)

헤일리 로져스:.... (델타 빤히)

델타:헤일리.

헤일리 로져스:음?

델타:내가 비록 같은 학교를 다닌 건 아니지만... 내가 친구 해줄게...

헤일리 로져스:...

델타:...

헤일리 로져스:...

델타:...

설마 지금도 친구 한 명 안 사귀어?

헤일리 로져스:...

델타:...

헤일리 로져스:친구는 임무에 방해일 뿐이야. (FM 마인드 장착)

델타:(ㅋ) 어차피 나는 임무 같이 하잖아!?

헤일리 로져스:너는 친구가 아니라 파트너잖아.

델타:둘 다 할 순 없나?

헤일리 로져스:하고싶나?

델타:하면 좋은 거 아냐?

헤일리 로져스:음.. 글쎄. 무엇이?

델타:..... .....

그건... 네가 알려줘야 돼. (아 이쪽도 친구가 없어)

헤일리 로져스:(아)

델타:친구끼리는 뭐 해? (ㅋㅋ)

헤일리 로져스:...

1등을 하기 위한... 싸움? (...)

델타:....

너 이미 1등이잖아...

나도 1등이고...

헤일리 로져스:... 흠...

가끔 동생 같은 후배랑 놀 때가 있어. 그러니까... 가끔 휴가를 받을 때.

다음엔 그걸 같이 해볼까.

델타:(오오...) 그래!

(근데 나도 휴가 있나?)

헤일리 로져스:(우리 같이 받을 것 같애)

델타:(좋다)

▶:문득 이야기를 듣던 델타는 학교의 꼭대기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시린 바람에 휘청이듯 흔들리는 깃발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델타: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짙은 우울이 내려앉습니다. 서둘러 임무를 처리하고 한잠 늘어지게 자고 싶네요.

헤일리 로져스:아, 저쪽이 강당인 것 같군. 들어갈까.

델타:(깃발 보다가 금방 시선 돌려요) 응, 가자.

▶:강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휑한 어둠만이 두 사람을 반깁니다.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　행운 판정　✷　

델타:

운
기준치:	65/32/13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우?

1

델타:(운만 좋은 이 청년)

▶:어? 강당 구석에 무언가 있습니다.

델타:응? (구석으로 가봐요)

▶:이건...

비상 식량?

왜 여기 떨어져있죠...?

하여튼 먹을 수 있어보입니다.

델타:오, 비상 식량. (챙겨요)

▶:먹으면 hp 1d3이 회복됩니다.

델타:아무튼... 다들 다른 곳으로 대피 했나 봐.

헤일리 로져스:(강당 한 바퀴를 빙 돌고 오더니,) 그래. 그런 것 같네. 차라리 다행인가...

... ? 뭘 들고 있는 거지?

델타:저~기(가리킴) 구석에서 주웠어. 비상 식량.

(너 줄까? 하는 얼굴로 봐요)

헤일리 로져스:(너 죽어있는 동안 난 밥 먹었어...)

잠깐 머물렀던 걸까. 일단 챙겨두자. (잘했다는 듯 등 토닥)

델타:(공복인 건 나 뿐... 다시 챙김)

헤일리 로져스:(아무래도... 한 번 뚫렸...었고...)

델타:(진짜 여러모로 공복이었네)

그럼 다른 곳으로 가볼까.

헤일리 로져스:(그럼 지도 또 쫙 펴봄) 그럴까.

흠, 또 감이 오는 곳 있나?

델타:(1)

백화점? 가보자.

헤일리 로져스:그래. (델타한테 안겨서 출발)

델타:(다시 안고 지붕 위로 쿵쿵 가요)

▶:고층 백화점의 불빛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크리쳐들에게 노출되기 쉬우므로,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죠.

그 불빛을 따라 두 사람은 백화점에 도착합니다.

헤일리 로져스:좋아, 갈까. (라고... 당당하게 나서지만,)

(입구의 회전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다섯 바퀴째 도는 중)

델타:(웅)

(아)

(같이 다섯바퀴 도는 중)

헤일리 로져스:(두 바퀴 마저 돌고 백화점 안으로...)

...

델타:방금 그거...

...

oO(절대로 7바퀴 도는 거 아니겠지?...)

갈까.

헤일리 로져스:...

곧...

델타:...

헤일리 로져스:크리스마스군. (말돌리기)

델타:(ㅋ)

아아... 이맘 때 쯤에 그런 게 있었지. 그러네.

(트리 있나? 백화점 두리번...)

헤일리 로져스:(크게 하나 있다.) 물론 우리는 연휴에 집에 돌아갈 순 없겠지만...

이 맘 때면 모든 가게에서 크리스마스 선물 세트가 잔뜩 팔리곤 하니까.

임무가 끝나고 시간이 남으면, 서로를 위한 선물이라도 사볼까.

델타:(트리 장식 톡 건들여보다가 헤일리 말에 갑자기 조금 화색 되어서 봄) 그럴까?

헤일리 로져스:(음. 귀엽다.) 우리끼리 소소하게 파티 같은 걸 해도 좋을 것 같아서.

난... 그런 걸 하는데 소질이 없지만 말이야.

델타:(기대...) 나도 해본 적 없어서 잘 할지 모르겠는데, 일단 같이 이런 트리 만들면 좋겠다.

가지고 싶은 거 있어? 선물을 물어보면 재미가 없나?

헤일리 로져스:그것도 좋겠군. 별을 올리는 건 여전히 설레는 일이기도 하고.

... 음. (좋아하는 거 생각 중... 크리스마스 선물로는 적합하지 않은 운동 기구들 떠올림.)

넌... 전에 용을 꽤 좋아하는 것 같던데.

델타:별은 네가 올리고... 나는 조명을 켜고 싶어.

용 좋아... 공룡도 좋아... (초딩같아짐)

헤일리 로져스:(아...)

(진짜 세 살 같은 취향이 되어버렸는데 어떡하지.)

델타:(아 진짜로)

헤일리 로져스:(아 어떡해)

조명? 이유를 물어도 되나? (궁금...)

(용 장난감... 사야겠네... 웃기다..)

델타:(용 장난감 : 3세 이상 이용가...) 그냥, 켜면 반짝반짝 해지고 좋잖아...

건물 조명 같은 건 예뻐도 노출되기 쉬워서 좋다고 하긴 좀 그렇지만... 이런 건 그런 것 상관 없어보이고.

헤일리 로져스:(흠...) (델타가 연하로 보입니다... 사실 이건 연하 수준이 아니라...)

델타:(연하력 심하다...)

헤일리 로져스:그럼 그렇게 하자. 여러 색으로 빛나는 걸로 둘러도 좋겠어.

▶:그런 대화를 하며 백화점을 둘러보면,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아이가 기뻐하며 뛰어다니는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델타:난 노란색 조명도 좋아. (하하..)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연휴나 명절은 줄곧 당신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헤일리의 말을 듣는 지금은…….

네, 확실히 덩달아 크리스마스가 기대됩니다.

헤일리는 딱딱하고 고지식한 면이 있는 직장 동료지만, 크리스마스를 함께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어쩐지 낯서면서도 낯익은 기대감이 피어오릅니다.

델타:(딱딱하고 고지식해도 좋은 사람이야)

▶:(으, 응...)

헤일리 로져스:아, 긴급 대피 구역. 저기인 것 같은데.

델타:(벌써 기대돼서 발걸음 가벼움) 가자~

헤일리 로져스:(톡톡 걷는 델타 보고 잠깐 웃었다가 맘)

▶:주차장에서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빠르게 주차된 차의 내부를 살펴보았으나…….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　행운 판정　✷　

델타:

운
기준치:	65/32/13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라... 이 익숙한 느낌...

설마?!

델타:(아... 설마)

▶:1

델타:(ㅋ)

▶:저 구석에..

비상 식량을 또 발견했습니다.

나... 개코인가?

델타:(나... 배고픈가)

(또 구석가서 비상 식량 주움..)

헤일리 로져스:(돌아다니다가 근처로 감) 거기 뭐가 있나?

델타:아

비상 식량이... (또 비상식량 들고 있음)

헤일리 로져스:...

델타:(아니... 여기 사실은 비상식량 대피구역이야?)

헤일리 로져스:배... 배고픈가?

델타:나도 모르게.... 조... 좀 그랬나본데?

헤일리 로져스:... 잠깐 쉬면서 먹어도 괜찮아.

델타:(고민 좀 함) 아냐 좀 이따 먹을게...

헤일리 로져스:그래...

델타:(비상식량 소중히 챙김,,) 근데 학교는 그렇다 쳐도 백화점은 꽤 큰 편인 것 같은데... 한 명도 없네.

다른 곳 가볼까?

헤일리 로져스:솔직히, 이상할 정도야.

이런 도시에 인기척 하나 없는 비상 대피 장소가 벌써 둘이라니...

... (고개를 흔들곤,) 생각이 과해지는 군. 이동하는 게 좋겠어.

이제 지하철과 병원 뿐인가...

델타:(얍 2)

이상하지만... 병원으로 가볼까!

헤일리 로져스:(밝네) 병원은 거동이 불편한 이들이 있을 테니... 서두를까.

델타:여기도 저기도 없으면... 병원엔 분명 있겠지. (끄덕!)

(다시 또 헤일리 안고 지붕 넘어요)

▶:두 사람은 J병원으로 향합니다.

... 병원에 들어서면 익숙지 않은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헤일리 로져스:(그러나 난 익숙...) 여긴 대기실이 긴급 대피 구역이라 표기되어 있어.

델타:(킁...) 대기실~... (찾아서 뚜벅뚜벅)

헤일리 로져스:(따라 뚜벅뚜벅) ... 델타.

델타:응?

헤일리 로져스:넌 오래 아파본 적은 전혀 없나?

델타:...? 아파본 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오랫동안 그래본 적은... (곰곰) ... 없는 것 같다. 금방 나으니까?

▶:고통은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통각 수단이라고 했던가요,

아! 물론 당신은 인간이 아니니 상관없습니다.

델타의 경우 긴 치료가 필요한 부상은 죽었다 살아나는 쪽이 '효율이 높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을지도요.

물론 델타가 아픔을 못 느끼는 건 아니지만…….

헤일리 로져스:그건... 사실 마냥 좋게 생각되지 않아. (마저 걷는다.) 네가 자신을 죽이는 행위에 고맙다는 말을 하는 것도 말이지.

아픔과 죽음에 둔해지는 건 좋은 신호로 보이지 않으니까.

물론, 다치면 불편하긴 하지만 말이야.

델타:(멀뚱...) 가볍게 생각하게 되는 게 없잖아 있긴 하지만... ...효율을 따져서 움직여야 하니 어쩔 수 없는 걸. 이 감각이 별로 좋진 않다는 건 늘 느끼고 있어.

고맙다고 하는 건 매번 죽여야 하는 너도 별로 좋지 않은 일이었을테니까... 하는 말이었는데, 신경쓰였어?

헤일리 로져스:... (시선을 빙그르 돌리다, 비어 있는 병원 침대에 닿는다.) 죽이는 건 한 순간이다. 방아쇠를 당기고, 무언가의 몸이 뚫리고. 그 뿐이지.

다만 아주 가끔... 네 시체를 바라보며 네가 살아나길 기다릴 때면 많은 감정에 휩쌓일 때가 있어.

효율을 위해, 임무를 위해, 너를 위해, 모두를 위해. 명분은 충분하지만... 네 시체를 바라볼 때면.

가끔은 참 두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델타:(꿈뻑...) 어떤 부분에서?

헤일리 로져스:나는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라, 명확히 정의하진 못 하지만...

... 그래. 모르겠다는 말이 맞겠군.

나조차도 잘 모르겠어. 그저 그리 술렁이는 마음으로 네가 깨어나길 기다릴 뿐이다.

델타:명분을 제시한 다른 사람은 그런 생각 안 할 것 같은데... (작게 웃는다.)

... 나는 깨어나야 하는 입장이라 완전히 이해할 순 없을지도 모르지만, ... 헤일리 네가 만약 오래 아파서 네가 돌아오길 기다려야하게 된다면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할 것 같아.

아닌가? 다른가? 좀 다를지도... (헤..)... 잘 모르겠다. 나도 그렇게 똑똑한 편은 아니라.

아무튼... 내 고맙다는 말엔 날 막아줘서 고맙다는 뜻도 있지만 ...기다려줘서 고맙다는 뜻도 있거든? 나는 이 말 전하기 위해서라면 꼭 일어날 거니까, 너무 오래 걸린다고 해도 걱정하지 마. 그게 걱정든 아니든 말야.

헤일리 로져스:... (별 말 없이 널 바라보다, 결국 미소지었다.) 그건, 굉장히 믿음이 가는 말이구나. (숨을 쉬지 않은 상태로, 어딘가 망가진 모습으로 바닥에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널 상상한다.)

(감히 말 몇 마디로 그 기분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고작 1년을 겨우 넘는 기간동안 함께 했던 너는, ... 알 수 없는 믿음을 가져다 주었기에.)

다음부터 너무 늦으면 잔소리라도 해볼까... (짓궂은 말을 하며 대기실을 향해 걸어간다.)

▶:헤일리가 당신을 기다리게 했던 적이 있었던가요?

헤일리 로져스는, 결국 인간이기에.

임무에서 뼈가 부러지거나 내장이 손상된 경험 정도야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자신을 철저하게 보호하려는 성향이 강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는 당신이 크리쳐라는 걸 잊은 듯 가끔 몸을 던져 당신을 구해줄 때도 있습니다.

그 아픔을 이해한다는 듯...

델타: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팠던 기억을 더듬던 중, 문득 어떤 기억이 스쳐지나갑니다.

감기에 걸려 고생했었죠……

어라? 잠깐, 델타가 감기에 걸린 적 있었나요?

델타:(감...기?)

▶:그런 단어 처음 들어보는 괴물처럼 말해두 말이야

델타:(ㅋ)

(아 어떻게 아셨어요?? 찰떡같이??)

▶:인터넷 밈 중독이라

이거 뿌듯해해야하나요!?

델타:(감기라는 단어를 처음 떠올려보는 크리처 (특:만3세/용좋아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델타:생각해봤는데, 그래도 역시 잔소리는... 덜 듣고 싶을 것 같아. (쫄래...)

헤일리 로져스:까다로운 크리쳐구나... (대기실로 터벅)

▶:조심스럽게 대기실로 들어서면, 사람은 커녕 옷자락 하나 없이 휑하니 비어있습니다.

... 이상하네요. 이곳에도,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델타:...왜 없지?

　✷　해... 행운 판정　✷　

델타: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

▶:미안

델타:

운
기준치:	65/32/13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

1

델타:(아 진짜 설마)

(아)

▶:아... 또 먹을거야 아

델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사람 없어 왜 먹을거만 나와

델타:(아 진짜 돼지색히 아냐)

설마 다들...

비상 식량이 되어버린거냐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헤일리 로져스:...

많이 힘든가?

(그런 소리 하고..)

델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대피소에서 비상 식량만 주워...

(아 진짜... 황당하게 비상식량 챙겨요 벌써 세개째야) 너무... 아무도 없는 거 아냐?

헤일리 로져스:...

가장 이상적인 가정은, 모두 더 안전한 장소로 대피했다는 거겠지.

하지만 최악의 경우...

... 이미 크리처에게 당했을 수도 있어.

지체할 때가 아니군. 지하철로 가자. 그곳에라도 생존자가 있길 바라야지.

델타:그거 정말로 최악이네... (지하철로 갑니다)

▶:두 사람은 지하철 역, 그 중에서도 A역에 도착합니다.

역 내부로 이어지는 계단을 밟고 진입합니다.

조심조심, 발소리를 줄이며 계단을 내려가던 중...

헤일리 로져스:... 지하철은 크리쳐보다 더 어마어마한 소리가 나는 거 아나?

델타:...? 으어?

(바보같은 소리 내고) 용보다? (3살같은 질문 함)

헤일리 로져스:...

용의 울음 소리는 들어본 적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그만큼 큰 소리를 내는 만큼 먼 곳까지 갈 수 있어. 안전 구역 내라면 말이야.

예전에, 어깨를 다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멋대로 지하철을 타고 멀리까지 떠났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내린 곳에 해바라기 꽃밭이 있더군. (착착, 계단을 내려가다 슬쩍 뒤를 돌아보곤)

우리에게 자유 따윈 없는 거나 마찬가지지만, 델타.

헤일리 로져스:혹시 가보고 싶은 곳이 있나?

델타: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떠오릅니다. 코를 간지럽히는 짠 내, 한 걸음마다 바스러지는 모래사장과 한없이 새파랗게 펼쳐지는 바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임에도, 어째서 그 장소가 생각났을까요?

델타:글쎄... (뭐지...? 잠깐 걸음을 멈췄다) 바다...?

아, 하지만 네가 내렸던 해바라기 꽃밭도. 어땠는지 궁금해.

헤일리 로져스:음...

너랑 잘 어울리는 공간이라고만 해둘까. 그보다 무슨 일 있나? 걸음이 멈췄는데.

델타:아, 아냐... 가보고 싶은 곳 생각하느라. (다시 내려가며 갸웃...) 해바라기가? ...좋은 의미인 거지?

헤일리 로져스:(고개 돌리고 다시 아래로 걸어 내려간다.) 그럼. 가보면 무슨 의미인지 알 거야.

다음에 같이 가보자. 할 게 점점 늘어나군.

▶:그리 말하며 계단을 내려가면, ...

아, 이곳도 비어있군요.

인기척이라곤 한 톨도 느껴지지 않는 공간에서...

무언가 느껴집니다.

델타:....?

▶:가히 동물적인 예감을 발휘해 성큼 물러섬과 동시에, 델타가 딛고 있던 바닥이 내리쳐오는 원뿔에 의해 반파됩니다.

끈적한 점액질의 액체가 바닥이나 벽에 닿을 때마다 뿌연 연기와 함께 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퇴로를 막아선 생체형 크리쳐와 조우합니다.

21 마리의 크리쳐가 두 사람을 막아섭니다.

전투를 하기전에...

시트의 무기 부분을 봐주시겠어요

델타:(와~ 네!)

▶:대 크리처 살상탄이

보이시나요!?

델타:(네!! 엄청난거 들어있다)

▶:이걸 사용해주시면 되구요

대미지 만큼 크리쳐가 처치됩니다.

전투 시작

델타:(우와아)

델타의 턴

▶:참고로...

멋진 묘사를 하면 보너스 주사위를 드려요

델타:(아)

헤일리 로져스:델타, 조심해라!

델타:헤일리 너도 조심해! (익숙하게 총을 빼들곤 몸을 낮춰 자세를 잡고 쏩니다. 저 가오롤플에 소질이 없어요,,)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65/32/13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피해:	16

(ㅈㅉ 가오죽는다)

▶:비록 몇 시간 전만 해도 자신의 몸을 꿰뚫었던 총이지만, 지금만큼은 무엇보다 든든한 동료라고 할 수 있는 총을 빼내듭니다.

언제나처럼 몸을 낮추고, 자세를 잡은 뒤, 총을 쏘면...

어라? 각기 쪼개진 탄환은 대체 어디로 가는 거죠?

생체형 크리쳐는 자신의 몸을 자유롭게 움직여 그 탄환을 피합니다.

저 녀석들... 뭐 저리 민첩해?

델타:(뭐 저리 민첩해)

헤일리 로져스:이쪽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생각한다만. (쏟아져내리는 공격을 피하고는 허공에서 총을 쏜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60/30/12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7

▶:헤일리가 발사한 총은 7마리의 크리쳐를 꿰뚫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기세는 죽을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뾰족한 돌기를 내세우며, 델타를 향해 공격을 퍼붓습니다.

델타 hp - 1

델타의 턴

델타:그래 보이네...! (다시 쏩니다ㅋ)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65/32/13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피해:	14

▶:델타?

델타:(ㅋㅋ)

▶:ㅋㅋ

델타:(하)

▶:이상하다...

최강인디...

델타:(저 의아하다는 이름 부르기)

▶:이상하네...

델타:(ㅋ)

(사실 최강 아닌 거 아냐?)

(자꾸 개복치처럼 죽구...)

▶:인간 만사 새옹지마라고 하던가요. 분명 방금까지는 운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은데. 이상하리만치 탄환은 원하는 방향으로 향하지 않고, 크리쳐들은 자꾸만 더 난폭해집니다.

아니... 어찌보면...

손을 뻗는 것 같기도 해요.

착각인가?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으면, 당신의 뒤에서 누군가 방아쇠를 당깁니다.

누군지 예측할 필요도 없죠. 당신의 든든한 파트너입니다.

델타:(손을..? 아.)

헤일리 로져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60/30/12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1

▶:그렇게 델타의 머리 끝을 스쳐 지나간 탄환은, 크리쳐의 핵을 꿰뚫고

적의 죽음을 데리고 돌아옵니다.

전투 종료. 남은 크리쳐들은 서둘러 자리를 뜹니다.

헤일리 로져스:... 몸이 덜 풀렸나?

델타:역시... 배고픈가?

헤일리 로져스:...

잠시 쉬었다가 출발할까. (먹어...)

델타:(응... 비상식량 뽀시락 뽀시락 먹어요...)

hp + 1

헤일리 로져스:(그럼 델타가 비상식량 뽀시락 거리는 동안... 지도 꺼내서 생각에 잠김...)

... 뭔가 놓친 게 있는 걸까.

긴급 대피 구역은 크리쳐가 진입하기 어려우면서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곳으로 설정했는데, 사람은 한 명도 발견하지 못 하다니.

거기다 마지막은 크리쳐를 만나기까지... (끙)

델타:맞아. 사람 하나 없는 게 너무 이상해. (냠...)

헤일리 로져스:그것 말고도... (잘 먹네, 빤히 보다가)

크리쳐가 이렇게 한 장소에 많이 모여 있는 건 처음 본다.

애초에 안전지대가 생기고 나서는 크리쳐들이 도시를 통째로 장악할 정도로 큰 피해를 본 적은 없었어.

녀석들에게는 안전지대를 뚫고 들어올 만한 지능이 없으니까… (곰곰...)

델타:지능...이 있는 누가 노렸나? (냠냠) 근데 그럴만한 누군가가 있나?

헤일리 로져스:... 리더 같은 게 생겼나? (바보... 둘이 머리를 맞대봄)

델타:아니면 시민이 있다는 것부터가 거짓 정보? (바보... 라서 온갖 가설 대보는 중)

헤일리 로져스:그렇다면 우리가 함정에 빠졌다는 건가? ... 누가, 왜? (찡그림...)

델타:(진지하게 같이 찡그림...) 거기까진... (몰라. 바보.)

　✷　듣기 판정　✷　

델타: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웅웅거리는 듯한 소리를 듣습니다.

아주 미약하고, 끊어질 것처럼 가늘고 얇은 소리지만 이명은 아닙니다.

헤일리는 듣지 못한 듯 여전히 지도에 집중한 표정입니다.

델타:...? (헤일리 툭툭... 건드려서 부르곤 쉿...)

무슨 소리가 나.

헤일리 로져스:(생각에 잠겨있다가 입 꾹 다뭄)

... 무슨? (소곤)

▶:이건... 생존자가 보내는 구조신호일까요.

계속 듣다보면, 그 신호가 비롯된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델타:엄청 작은 소리가... (쫑긋...)

헤일리 로져스:... 그건... 신호일 지도 모르겠군. (소곤) 방향은 알겠나?

델타:(눈 감고 집중하다가... 방향을 눈치채곤 반짝 눈 떠요) 저쪽..! 가보자.

헤일리 로져스:(끄덕이곤 델타 보고 씨익 웃음) 잘했어, 델타.

델타:(헤헤)

▶:그렇게 두 사람이 신호를 따라 움직이면...

텅 빈 공터가 나옵니다.

공교롭게도 소리는 더 들리지 않네요.

거짓말처럼 신호가 끊겼습니다.

델타:... 구조신호가 아니었나...? 아니면 문제가 생겼나?

헤일리 로져스:... 함정일 수도 있지.

▶:그리고 그때,

헤일리 로져스 B:델타, 여태 어디 있었던 거지?

▶:라며... 또 다른 헤일리가 저 너머에서 걸어옵니다.

델타:(아)

▶:그는 당신의 옆에 있는 헤일리를 보더니 총을 고쳐잡고 이렇게 말합니다.

헤일리 로져스 B:델타, 떨어져라! 그 녀석은 가짜야!

▶:그 소리를 들은 헤일리 로져스(당신의 옆에 여태껏 있었음) 의 표정이 해괴해집니다...

헤일리 로져스:뭐?

델타:(번갈아 보는 중) ...아니, 그 총 내려놔.

헤일리 로져스 B:저 녀석이 내 장비를 훔쳐서 달아났다.

헤일리 로져스:... 아무리 델타래도 그런 거짓말에는 속지 않는다.

델타:(ㅋㅋ)

헤일리 로져스 B:델타. 속으면 안 돼. 널 속이고 외진 곳에 데려가 살해하려고 그런다.

헤일리 로져스:말이 되는 소리를...

▶:똑같은 얼굴의 두 사람, 그 논쟁은 혼란스럽지만 꽤 좋은 볼거리네요. (그래요?)

아니, 이럴 시간이 아닙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델타:(ㅋㅋ)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

▶:우와~

헤일리가 둘이라니~

둘 중 하나는 크리쳐인가?

델타:그래...

다 알았다. (지능 실패 뜬 주제에)

둘 중 하나는 크리쳐야.

헤일리 로져스:... 굉장히 당연한 소리를 하는구나, 델타.

델타:(ㅋㅋ)

헤일리 로져스 B:델타, 그런 녀석과 함께 있지 말고 어서 이쪽으로 와.

헤일리 로져스:(지끈...)

델타:아니, 하지만...

(또 번갈아 봄...) 그쪽으로 오라 해도 그쪽이 진짜인 증거도 없고...

이쪽이 계속 같이 있었는데... 이미 외진 곳도 잔뜩 오갔는데... (또 번갈아 봄...)

헤일리 로져스:그래, 당연히 저쪽이 가짜라는 것쯤은 아무리 델타라도 눈치채고 있겠지.

델타:(ㅋㅋ)

헤일리 로져스 B: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델타?

델타:그... 그래. (또 번갈아 보지만) 헤일리는 장비 훔침 당할만큼 빈틈없지 않아.

▶:그렇다면...

후에 나타난 녀석이 역시 크리쳐일까요?

델타, 크리쳐가 나타나면 무얼해야 하는지 쯤은 알고 있겠죠?

델타:(그... 그렇겠지? 그리고 날 굳이 외진 곳에서 죽일 필요도 없을듯...)

▶:아

델타:(...맞겠지?! 아닐시... 진짜 헤일리라면 잘 피할 듯. 헤일리B를 공격합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헤일리를 헷갈릴 리가 없잖아요.

그는 긴 시간 함께해온 당신의 동료인걸요.

진짜 헤일리를 짚어내자, 가짜 쪽은 말없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공격하기 직전, 찰나의 순간.

헤일의 형태를 가지고 있던 크리쳐의 얼굴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길쭉한 팔을 휘두릅니다.

퍽!

▶:그 타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맞은 헤일리가 반쯤 날아갑니다.

델타가 공격하기 위해 자세를 고치던 그때, 크리쳐가 델타의 방향으로 몸을 돌립니다.

델타:헤일리!?

▶:크리쳐는 어째서인지 공격하지 않으며, 흐물흐물 반쯤 녹은 입으로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우물거립니다.

델타가 얼떨떨하게 서 있는 사이, 그는 천천히 팔(로 추정되는 것)을 뻗어 당신의 양어깨를 움켜쥡니다.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델타:....?

헤일리 로져스 ??:어떻게든 도움을 청하고 싶어서 신호를 보낸 거야.

크리쳐의 몸이면 공격당할 테니까.

이런 미세한 소리를 잡아낼 수 있었다는 건, 역시 델타, 네가 인간처럼 살고 있다는 크리쳐지?

널 여태 찾았어.

델타:(인상을 썼지만 쳐내진 못하고 되묻는다.) ... 나를...?

헤일리 로져스 ??:그래, 너를.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두 사람 중 한쪽이 크리쳐라는 건 도시 괴담처럼 돌아서 알고 있어.

너도 크리쳐잖아, 부탁이 있어.

제발, 나 좀 살려줘. 나도 사람처럼 살 수 있어. 응?

▶:여태껏 단 한 번도, 크리쳐가 의사소통을 시도해온 적이 없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델타: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감소 없음

▶:공교롭게도 그의 말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파열음과 함께, 크리쳐는 더 말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너덜너덜한 머리는 축 늘어지며 당신의 손에서 빠져나와 바닥에 엎어집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마가 찢어진 헤일리가 흉흉한 표정으로 총구를 내립니다.

조금 전 공격으로 인해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친 모양입니다.

헤일리 로져스:들을 필요 없는 이야기다, 델타.

델타:... (잠시 멍했다가 퍼뜩...) 헤일리.

(네 상태 보곤 후다닥 달려온다.) 괜찮아? 이마 찢어졌는데?

헤일리 로져스:이 정도는 괜찮아. (피를 대충 닦아내더니,)

그보다 이걸 봐라, 델타. (조금 전까지 넘어져 있던 바닥을 가리킨다.)

▶:바닥은 빼곡하게 타일로 채워져 있으나, 헤일리가 가리키는 곳의 타일만 다른 칸과 재질이 다릅니다.

델타:(이마 같이 닦아줘요) 크리쳐가 말 거는 경우는 처음봐서, ... 응?

헤일리 로져스:... 이곳이 이리 이상한 건, 그런 지능형 크리쳐 탓일지도 모르곘어. (작게 고맙다는 말을 한 뒤,) 이 바닥 타일을 걷어낼 수 있겠나?

델타:(살고싶다고 말했는데... ... 구태여 덧붙이지 않곤,) 응. 할 수 있어. (바닥 타일을 걷어낸다.)

▶:손끝을 밀어 넣고 타일을 걷어내면,

아! 생존자들이 숨어있던 벙커를 발견합니다.

대피 구역이 전부 크리쳐에게 점령되어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숨어있었군요.

쓰러진 와중에 바로 재질 차의 이상함을 알아차리다니, 역시 헤일리입니다.

델타:(와 진짜 짱1등이다)

▶:ㅋ

하... 여튼!

이것으로 구출 성공입니다.

두 사람이 조심조심 아래로 내려가자, 군복에 쓰인 AOC를 보고 사람들이 작게 환호성을 지릅니다.

시민들:아, 정말 살았어요!

말로만 듣던 분들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우린 이제 안전해!

아아, 신이시여...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생존자들은 바깥 공기를 마시며 얼싸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델타와 헤일리를 신기한 듯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시민들:저... 저기~ (델타 콕)

델타:다행이다... 생존자가 있어서. 무사히 구한 것도. (소곤...) 네?

시민들:싸인이나 사진 하... 한 번만 같이 안 될까요?

헤일리 로져스:(안된다는 표정)

델타:(알겠다는 표정) ... 죄송하지만 사적인 요구는 들어드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거절당한 사람들의 표정은 좋지 않습니다.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악에 물든 것 같아, 민망할 지경입니다.

덩달아 이쪽을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표정 역시 최악이네요...

델타:(거절할 줄 몰랐나봐...)

▶:그래요, 벙커 안에만 있기 힘들었겠죠. 전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고통을 생각하니 델타의 마음까지 덩달아 쓰라려 옵니다.

아니, 마음이 아픈가요?

▶:울컥,하고 혈액 덩어리를 뱉은 델타는 그제야 '뾰족한 무언가'가 가슴을 관통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호흡이 어렵습니다.

아, 상급 크리쳐의 숨이 붙어있었군요.

델타:...? (콜록...)

▶:간신히 고개를 돌린 델타는 원망스러운 듯 당신을 바라보는 크리쳐의 형형한 두 눈과 마주합니다.

헤일리 로져스:델타!

▶:뒤늦게 헤일리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탄환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만…….

아무래도 늦은 것 같습니다. 불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델타의 의식이 멀어집니다.

그래도 생존자들을 구출한 후에 죽어서 다행이에요.

임무의 절반은 성공했으니, 델타가 아주 잠깐 쉬는 것 정도는 용서해주겠죠.

풀린 눈으로 쓰러지는 델타를 헤일리가 받아냅니다.

헤일리 로져스:... 그래, 조금 쉬고 돌아와.

기다리고 있으마. (미간을 찌푸린다.)

이것으로 델타는 2회차 사망을 맞이합니다.

.

2023.09.17

.

▶:당신은 눈을 뜹니다.

폐부에서부터…. 이런, 이제는 이 상황도 지겨울 정도네요.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키려던 델타는 찌릿한 통증에 힘을 잃고 도로 누워버립니다.

델타:...?

▶:가슴 부근이 숨을 쉴 때마다 칼로 살을 저미는 것처럼 고통스럽습니다.

이건……. 이상합니다. 소생 후의 컨디션은 최고조여야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델타는 자신의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델타: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감소없음

▶:낯선 천장과 함께 고개를 돌려 상황을 파악해보지만, 이곳은 델타가 모르는 사람의 방입니다.

머리맡에 있는 귀여운 곰 인형이 헤일리의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델타:(와... 리락쿠마)

▶:와... 되게 나 닮았다.

델타:(ㅋ)

▶:하여튼... 어두컴컴한 창문 너머로 푸른 조명이 넘어오는 것을 보니, 일단 델타는 여전히 A시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헤일리가 죽은 델타를 길바닥에 둘 수 없어 적당한 민가 안으로 들어온 것 같네요.

델타:(글쿠나... 리락쿠마 내려놓고 몸 일으켜요)

▶:여전히 아프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움직일 순 있네요.

거실 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델타:(거실로 나가봅니다) ...헤일리?

▶:거실로 나가자, 머리에 붕대를 감은 헤일리가 소파에 앉아 무전기를 보고 있습니다.

헤일리 로져스:... 델타? (자리에서 일어나 네게 다가간다.)

델타: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헤일리의 심기가 불편해 보입니다. 델타가 그렇게까지 잘못한 걸까요….

헤일리 로져스:몸은 괜찮나? ... (미간을 찌푸린 채,)

델타:... 솔직히 그렇게 좋진 않아. 이상하네... (이마 붕대 힐끔...) 넌? 괜찮아? 혹시 이번에도 오래 기다렸어?

헤일리 로져스:... (표정이 더 안 좋아졌다.) 3일이다, 델타.

(네게 다가서 가슴 부근을 살핀다.) 무려 3일이나 깨어나지 않았어.

델타:(;) 그렇게나? (근데도 안 나았다고?)

헤일리 로져스:그래. ... 정말 잘못된 줄 알았어. (입술을 꾹 깨문다.)

델타:걱정시켜서 미안... (표정 안좋은거 보고 쓸어준다) 그렇게 깨물다 피나겠어...

헤일리 로져스:아. (그제야 힘을 풀더니,) 그래도 돌아왔으니 됐어.

사실... 당장이라도 널 살피기 위해 병원으로 달려가고 싶다만... (작게 한숨)

일단 너부터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델타.

델타:왜 나부터? 그새 무슨 일 있었어?

헤일리 로져스:(널 가만 바라보다, 다시 소파에 앉아 총을 정비한다.) 생존자들은 이곳에서 잘 빠져나갔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임무는 크리쳐들을 전부 제거하는 것들 뿐이나...

3일이나 지나는 바람에, 크리쳐들이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증식해버리고 말았어.

델타:(나 때문에 늦어진 거구나...)

헤일리 로져스:... 네 탓이 아니다, 델타. 변수 상황이었고, 나도 널 지키지 못 했으니.

그래서... 상부는 아예 이 도시를 포기하기로 했다.

안전지대 내부로 크리쳐가 진입하는 걸 막고자 시 자체를 폭탄으로 날릴 예정이라더군.

우리도 조속히 빠져나오라는 전언을 받았어.

다만...

델타:...다만?

헤일리 로져스:방금 막, 구조 요청 신호를 확인했다. 위치는 x 제약 회사더군. (특수한 신호가 뜨는 무전기 화면을 보여준다.)

기상 악화로 인해 더 이상의 무전은 어려워. 헬기에 폭격 지연 요청은 안 될 것 같다.

네가 정신을 차리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구조를 포기하려 했는데, 마침 깨어났으니...

나 혼자라도 가서 구해올까 한다. 델타, 넌 몸이 아직 성치 않다고 했지.

먼저 빠져나가서 기다리는 게 좋겠어.

델타:(신호 화면 보다가 퍼뜩) 아니... 아냐, 헤일리. 난 너랑 같이 갈래.

나 혼자 나가는 것도 싫고 널 혼자 보내기도 싫어. 몸도 기다리면 곧 나을 테니까... 응?

헤일리 로져스:델타. 상태가 좋지 않잖아.

네가 함께 가는 게 정말로... 상황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델타:솔직히, 어떤 변수인지 모르니 걱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헤일리 너도 다쳤잖아. 혼자 있는 것 보단 나을 거라곤 생각해.

헤일리 로져스:(곤란하단 표정으로 쳐다보다, 생각에 잠긴다.)

... 물러날 생각은 아예 없는 건가?

델타:응. 비효율적일지 몰라도... 난 그러고 싶어. (너무 고집 부리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끄덕인다...)

난 네 파트너고... 애초에 나 때문에 지체된거잖아. 수습을 너한테 맡기고만 싶지 않아. ...같이 가자.

헤일리 로져스:네 탓이 아니래도. (굳이 찝어 정정하곤, 정비를 끝낸 총을 들고 일어선다.)

이번 임무는 다른 때보다 급박하기에, 서두르지 않으면 안 돼. 서로를 배려할 시간이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래. 함께 해온 시간을 믿어볼까.

앞으로 1시간 내에 모든 걸 끝낸다. 할 수 있겠나?

델타:응. (허락해주면 슬 웃으며) 할 수 있습니다! (장난스레 경례 제스쳐 해요)

그럼 난 믿음에 보답해서 급박하게 서두르면서 배려까지 해보일게.

헤일리 로져스:(슬 입꼬리를 올리더니,)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닌가?

하지만... 그래, 나도 해보지.

가자, 델타. (손내밈)

델타:네가 있으니까 괜찮아.

응, 가자. (손 잡는다)

▶:그렇게 두 사람은 제약회사로 출발합니다.

의지에 가득 찬 출발, 앞으로의 길은 탄탄대로 일 것만 같았지만...

현실은 늘 상상을 뛰어넘고, 우리는 다량의 크리쳐를 마주합니다.

달려나가는 두 사람을 둘러싸고, 바닥에서 원뿔이 두두두 소리를 내며 돋아납니다.

반파된 바닥을 피해 뒤로 몸을 굴려 피했으나, 그곳에는...

외면할 수 없는 양의 크리쳐들이 가득합니다. 피해갈 수 없을 정도의 수가 두 사람을 감쌉니다.

전투를 시작합니다.

▶:22 마리의 금속형 크리쳐가 두 사람을 감쌉니다.

델타의 턴

델타:흡... (... 숨 참고 크리쳐를 조준하고 쏜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65/32/13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어제부터 왜이래

델타:(최강이 아닌거같아요)

(최약개복치크리쳐로 개명. 해야할것같아요)

▶:ㅠㅠ ㅠ ㅠㅠ

가슴에서부터 시작된 통증이 시야를 흔들고, 손이 덜덜 떨려옵니다.

델타:(티 안 내려고 숨도 참았는데)

▶:그럼에도 마음을 다잡고 방아쇠를 당겼으나... 삐끗, 하늘로 솟구친 탄환은 허공에 흩어지고 맙니다.

헤일리 로져스:델타, 침착해라. 이런 때야 말로 더욱 그래야해.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60/30/12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4

▶:그 말과 함께 발사된 탄환이 14마리의 크리쳐 핵을 뚫습니다.

근처의 크리쳐들은 당황한 듯 우왕자왕하다가도, 다시 대열을 갖추어 두 사람을 막아섭니다.

델타의 턴

델타:그래, 미안... (헛기침하곤 다시 재정비합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65/32/13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피해:	12

▶:아

간지 묘사와 함께 한 번 더 할

델타:(심각하다고 느껴요)

▶:기회를 드립니다

델타:아

(떨림을 가라앉히려는 듯 숨을 낮게 뱉곤 흔들리던 시선을 집중시킵니다. 따라가겠다고 했던 건 나잖아. 혼자 보내지 않겠다고 고집부린 것도 나였고. 너는 그런 날 믿어주겠다고 했으니까, ...할 수 있어. 크리쳐와 대치하며 바닥을 굳게 딛고 다시 찰칵, 방아쇠를 당깁니다.)

▶:보너스 다이스 +2. 다시 굴려주세요

델타: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65/32/13
굴림:	96, 51, 98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13

▶:복잡한 수식 계산에 걸리는 시간은 단 0.01초,

델타는 세차게 바닥을 걷어차며 공격을 피해 뛰어오릅니다.

거꾸로 시야가 뒤집힌 상태로, 계산된 궤도에 탄환을 박아넣은 뒤 또다시 찰칵.

탄환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으므로 찾아오는 것은 적의 죽음뿐입니다.

전투 종료

▶:두 사람은 숨을 고릅니다.

그러나... 당장 이곳에 멈춰 있을 시간 따위 없습니다.

잠깐의 시선 교환, 그 이후 두 사람은 다시 박차를 가합니다.

얼마나 달렸을까요, 저 앞에 제약 회사가 보입니다.

하지만... 보이는 건 그뿐만이 아닙니다.

낮은 울음 소리와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온다,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감과 동시에 델타와 헤일리가 등을 맞댑니다.

끈적한 점액질의 액체가 바닥이나 벽에 닿을 때마다 뿌연 연기와 함께 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생체형 크리쳐가 두 사람을 감쌉니다.

전투 시작

델타의 턴

델타: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65/32/13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6

▶:굉음과 함께 탄환이 무리의 중심으로 파고듭니다

다시 한번 델타가 찰칵, 하고 방아쇠를 당기자 발사된 탄환이 쪼개지며 각기 다른 일직선의 방향으로 향합니다.

24 마리의 크리쳐 중 반 이상이 한 순간에 쓸려나갑니다.

크리쳐들은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무너져내립니다.

전투 종료

▶:X 제약은 공기업은 아니지만, 치료용 연고의 판매로 대중들에게 친숙합니다.

신호가 나오는 곳은 X제약의 지하입니다.

헤일리 로져스:(총 달칵달칵 하더니 집어넣음.) 이제야 감을 찾은 모양인데.

델타:(같이 집어넣음) 오래도 걸렸다..

헤일리 로져스:들어갈까. (등 토닥여줌...)

델타:이 건물 지하? (제약회사로 들어간다.)

헤일리 로져스:(끄덕이곤 따라 들어간다.)

▶:1층까지 진입은 수월했으나, 지하로 가는 길은 자동 개폐 시스템으로 막혀있습니다.

개폐를 해제하기 위해선 경비실로 들어가야겠네요.

(잠깐. 잘못틀었습니다.)

델타:(넨.!)

헤일리 로져스:깊게 숨겨져 있진 않을 것 같으니, 좌우로 나뉘어 찾아보지.

내가 이쪽으로 가마. (좌측으로 탓)

델타:그래. (우측으로 탓탓...)

▶:개폐 버튼을 찾기 위해 시선을 돌리던 중, 책상 위의 컴퓨터를 발견합니다.

수십 개의 화면이 생생하게 재생되고 있는 감시카메라 화면입니다.

회사 외부 곳곳에 있는 감시카메라는 사람이 없는 지금까지도 작동 중이지만, 내부의 카메라는 대부분이 작동되지 않습니다.

델타: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개폐버튼은 아닌데... 훑어봄)

▶:문득, 델타는 카메라에 비친 익숙한 장소를 발견합니다.

델타:...?

▶:주차장 너머로 작게 보이는 곳은 분명 3일 전 델타가 죽어버린 곳입니다.

익숙한 장소를 비추는 영상의 확대가 가능합니다.

델타:저기는... (고개 작게 기울이곤.. 확대 해본다.)

▶:두어 번 클릭하자, 그 영상이 촬영된 날짜와 시간대를 전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델타의 사망 직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는 설명받지 못했었죠.

3일 전 날짜를 입력한 뒤 확인해볼까요?

델타:... (빠져나갔다고 했는데... 중얼거렸지만 헤일리의 말을 명확히 떠올리기도 전에 손이 먼저 3일 전 날짜를 입력한다.)

▶:입력한다면, 다음 내용의 저화질의 영상이 재생됩니다.

...

....

사방에서 안타까운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헤일리가 쓰러지는 델타의 몸을 받아내며, 군화 굽으로 쓰러져있던 상급 크리쳐의 핵을 터뜨립니다.

헤일리 로져스: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하더니...

내 불찰이다.

▶:한탄하듯 말한 헤일리는 델타의 눈을 감겨주곤 시체를 바닥에 눕힙니다.

...

이변은 잠시 후에 발생합니다.

분명 죽었을 터인 델타의 몸이 두어 번 움찔거립니다.

헤일리가 생존자들의 신원을 체크하느라 여념이 없을 때, 늘어져 있던 시신이 비척비척 일어섭니다.

끈에 매달린 인형처럼 흔들거리는 델타를 발견한 생존자 하나가 의문을 표합니다.

▶:이상한 기미에 고개를 돌린 헤일리의 표정이 경악에 물듭니다.

헤일리 로져스:델타? 벌써 회복한 건가?

▶:시민들이 웅성거립니다.

시민들:이상하네요, 방금 목숨이 끊어진 게 아니었나요?

어떻게 되살아날 수 있는 거지?

▶:...

그때, 델타가 팽팽하게 웅크리고 있던 몸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그들의 틈에 파고듭니다.

완전히 방심했던 헤일리는 델타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기에, 방어하지 못하고 델타에게 걷어차입니다.

우득,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헤일리는 마른 땅바닥을 뒹굽니다.

델타는 헤일리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이를 세워 시민을 공격하지만, 몇 초 뒤 달려든 헤일리에 의해 저지됩니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울리고, 내동댕이치고, 엉겨 붙어 목을 조르고, 끔찍한 파열음이 들리는…….

그 모습은 완전히 아수라장이었습니다.

델타: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1

▶:영상은 헤일리에 의해 중간에 종료됩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적막이 흐릅니다.

델타:... ...

헤일리 로져스:...

일단. 임무가 끝나고 이야기 하자.

델타:... (말을 이으려다가 다시 꾹 다문다.) ...미안해.

헤일리 로져스:... 델타. 어쩔 수 없는 사고였고, 난 크게 다치지 않았어.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으면 해.

델타:얼마나 다쳤는데? (걱정스레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 ... 어쩔 수 없는 사고가 너무 잦아.

헤일리 로져스:(지금보니 거동이 조금? 불안정한 것 같기도...)

델타:(마음에 담아두는 중...)

헤일리 로져스:... 델타.

난 몇 번이나 네게 구해지곤 해. 알고 있지?

델타:응, ...하지만 그게 모든 일의 면죄부가 되진 않아.

헤일리 로져스:네가 무슨 죄를 지었다는 거지?

... 델타. (네게 한 걸음 다가서더니 어깨를 꾹 쥐었다.) 다른 사람들은 전부 잘 빠져나갔다.

전에도, 또 그 전에도.

너는 죄를 짓는 이가 아닌 사람을 구하는 이잖아.

델타:사람을 구하고 싶지. 구하려고 하고.

다만... 너무 불안정해서, 사람들이 다쳐. 너를 비롯해서. ...그게 싫은 것 뿐이야.

마음에 담아두지 않을 수 없어. 그건 내 책임에서 회피하는 것 같으니까.

헤일리 로져스:책임에서 외면하라는 말은 아니다. 네가 널 자칫하면 터지는 폭탄으로 취급하는 걸 원치 않을 뿐이야.

... 델타. 넌 좋은 사람이야.

네가 가지고 있는 타인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정말로 소중하고.

(자길 보라는 듯 네 이마를 툭 건든다.) 난 그 마음을 지지하고 싶다.

네 곁에 내가 있음을 잊지 마. 네가 너 자신을 잃을 것 같으면 잡아줄 이가 바로 옆에 있어.

... 그러니 그 마음에 잠식 당하지 말고. 두려움에 잡아먹히지 않았으면 한다.

헤일리 로져스:또... 돌아오면 내게 전하고 싶은 말은, 미안해가 아니라 다른 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만.

델타:비슷하지 않나... (가라앉듯 말하다가 건들여지는 손길에 그제야 바라본다.) 좋은 사람이 되기는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말야.

...이런 말을 해주는 네가 소중해서 그래. ... 날 바로잡아줄 사람은 너 뿐이고 난 네가 있어야 하는데, 네가 나 때문에 다치는 건 싫어서.

... (그리곤 한참 조용하다가 다시 고개를 푹 숙인다.) ...기다려줘서 고마워. 늘 진심이야.

헤일리 로져스:... (손을 뻗더니 네 머리를 마구잡이로 헝클인다.) 델타. 무언가 잊은 모양인데...

난 몇 번이고 총으로 네 가슴을 꿰뚫었다. 그런데 날 한 번 걷어찬 거 가지고, 너무 큰 죄책감을 지고 있는 거 아닌가?

진심으로. 네가 날 몇 번이고 다치게 해도 상관 없어.

그저 돌아오기만 하면, 정말 그것만으로 괜찮아.

... 널 기다리는 3일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더군.

사과를 하고 싶다면 이 부분을 사과했으면 한다만. (농담조)

델타:네가 나한테 한 건 상관 없는데, 내가 한 건 상관 있어... (남이하면 로맨스 내가 하면 불륜)

내가 다치게 해서 더 힘들었던 거 아냐? ... (...) ... 3일이나 기다리게 해서 미안... (진심톤...)

헤일리 로져스:(그냥 그대로 딱밤 먹임) 아니래도.

델타:아야 (ㅜㅠ)

헤일리 로져스:다음에는 더 빨리 깨어난다 약속해라.

델타:나는 너한테 잘해주고 싶단 말야. (ㅠ) 알겠어...

헤일리 로져스:(여기서 더...? 라는 표정이 됐지만... 일단 웃음) 그럼 그 전을 후회할 게 아니라 앞으로를 생각하는 편이 더 좋지 않겠나.

(네게 바싹 붙더니 뒤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

그 편이 더 즐거울 거야, 델타.

델타:알겠어... 알고 있고. 앞으로 잘 할게.

▶:닫혀있던 문이 열리며, 두 사람은 정확한 신호의 출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신호는 지하 4층 제약 연구실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헤일리 로져스:지금 이대로여도 좋지만. 마저 갈까. 정말 시간이 없어.

델타:그래... 서두를게. (연구실로 갑니다.)

▶:문을 열면 황량한 연구실의 내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 남자가 테이블 위에 엎어져있습니다. 대부분이 정리된 지금 볼 수 있는 건 많지 않네요.

[엎어진 남자/테이블/벽면의 서랍] 을 살필 수 있습니다.

델타:(엎어진 남자를 확인한다.) 저기요, 괜찮으세요?

▶:새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는 4~50대로 보입니다.

남자는 몇 시간 전에 이미 숨이 끊어진 것 같습니다. 손에 들린 핸드폰에는 구조신호를 보냈던 흔적이 있습니다.

델타: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주머니에서 비죽 튀어나온 열쇠와, 핸드폰 화면이 흔들리고 있음을 알아챕니다.

헤일리 로져스:이건... (작게 혀를 찬다.) 이미 늦었나.

델타:(핸드폰 화면 확인합니다.)

▶:구조신호를 보낸 시각은 헤일리의 무전기에 신호가 도달한 시각과 일치합니다.

델타: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떠한 주문을 획득합니다.

델타:구조 신호를 보내고 죽었나봐...

헤일리 로져스:... 신원이라도 확인할 수 있어 다행인 걸까. (남자의 이름표를 가져다 챙긴다.)

델타:(이건 뭐지? 열쇠도 챙겨요)

(테이블 확인합니다)

▶:연구 일지를 정리한 종이가 늘어져 있습니다.

읽어볼까요?

델타:(읽어본다.)

▶:...

학회의 낯선 이는 자신이 외계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그의 소지품 중 작은 금속 크리쳐의 암수 한 쌍을 손에 넣은 이후, 나는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었다.

크리쳐의 무한한 재생 능력은 경이로웠으나, 핵이 제거되면 사망해버리는 단점이 있었다.

나는 이것을 보완할 방법을 찾기 위해 금속 크리처 핵의 중심 물질, C.V를 채취해 다양한 실험체에게 주입했다.

대부분이 견디지 못하고 흉하게 녹은 채 움직였으며, 핵이 제거되면 사망하는 성질은 유사했다.

▶:종종 특수한 능력을 갖춘 채, 다른 녀석보다 지능 있는 개체가 나타나기도 했으나…….

이들도 역시, 핵의 제거와 동시에 죽음에 이르렀다.

...

그런데, 실험생물 5000마리 중 단 한 마리, 알파만이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며 월등한 능력을 보였다.

알파에게서는 핵을 찾을 수 없었으며, 아주 작은 생체기관만 남아있어도 충분히 시간만 주어지면 신체를 재생해냈다.

그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중 가장 영생에 가깝다고 볼 수 있었다.

▶:...

알파는 무리의 우두머리로 군림하던 녀석이었다.

나는 알파를 통해 실험체가 우수한 생물일수록 완전한 크리처 생성의 성공률이 높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델타:(아까 핸드폰 화면이 이건가...) ...

▶:...

그러나 1년이 넘어갈 무렵,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 사건'이 일어나버렸다.

실험실로 돌아왔을 땐 알파가 실험체 대다수를 학살한 후였다.

그건 그야말로 '폭주'였다.

▶:알파가 자신의 동족을 알아보지 못하고 저능한 크리쳐처럼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이후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하던 중, 알파는 숨을 거두었다.

사인은 과다출혈. 마지막에 있던 폭주 이후 알파는 평범한 실험생물로 돌아갔고, 평범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그 전조는 거의 없었다.

사망 후 재생 속도가 차츰차츰 느려지기 시작했던 것 외에는…….

...

▶:부작용 없이 인간에게 C.V를 쓸 수 있다면, 국내의 군사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겠지.

어라?

무언가의 위화감을 느낍니다.

이 이야기... 어딘가 익숙하지 않나요?

델타:응...? (인상 찌풀...)

불현듯 어떤 기억이 찾아듭니다.

▶:동경하던 선생님

동생같던 후배

자신이 사랑헀던 것

자신이 미워했던 것

그리고 자신에 대한 것

델타 렉스는, 자신이 이전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사람이었음을 기억해냅니다.

▶:당신의 강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AOC에서도 당신의 공로를 인정해 특별한 포상 휴가를 지급했죠.

포상 휴가를 떠나기 전날, 상부에서는 당신을 호출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AOC의 건물 꼭대기까지 도달했던 것이 당신의 마지막 기억입니다.

당신은 C.V의 첫 실험체입니다. 이전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크리스마스를 보내던 나날,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날이나, 지하철에서 창밖을 바라본 일, 바다를 보며 해안선을 따라 걷던 일,

델타 렉스는 전부 기억해냅니다.

▶:델타 렉스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봅니다. 당신은 이제 괴물이 아닙니다.

당신은, 사람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델타:

SAN Roll
기준치:	66/33/13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1

변경된 특성치를 확인해주세요.

헤일리 로져스:(옆에서 따라 연구일지를 읽다, 미간을 찌푸린다.) 이건...?

델타 렉스:(기억 돌아온 충격에 말 없다가) 나도 사람이었... ... (헉...)

헤일리 로져스:... (꿈뻑) 응? (응?)

델타 렉스:(충격받았다가... 정신차렸다가 다시 헉... 하고 충격받음) 나도 사람이었는데... C.V 실험체로 이용됐었다가, 지금 이 부작용이 일어난 건가봐...!

헤일리 로져스:(이리저리 바뀌는 표정 신기하다는 듯 구경 중...)

델타 렉스:... ... 헤일리, 나도 학교 다녔어! (충격)

헤일리 로져스:... ...

(그러니까 나 방금 AOC의 비리? 를 마주했는데...)

(그 당사자가 지금 하는 말이 '나도 학교 다녔어!' 인건가...)

델타 렉스:(충격...)

헤일리 로져스:(그게 충격인 거야?)

델타 렉스:(감격...)

헤일리 로져스:...

기뻐보이니 됐다만...

달가운 일은 아니군. 상부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 줄은 몰랐어. (좀? 심각한 표정 해봄)

델타 렉스:(...) 그건 그래. 연구는 나로 끝난건가?

(벽면 서랍을 뒤져본다)

헤일리 로져스:글쎄, 인간을 크리쳐로 만들 정도의 욕심쟁이라면 그러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만... (델타 빤히 보다가 머리 쓰다듬음)

▶:빼곡한 서랍에는 다양한 연구 재료가 들어있습니다.

그 중 한 칸만 잠겨있네요.

델타 렉스:(아까 남자가 갖고있던 열쇠로 열어본다)

▶:서랍이 열리고, 그 안의 편지 꾸러미를 발견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두 장의 편지입니다. 읽어볼까요?

델타 렉스:(읽어본다)

▶:첫 번째 편지입니다.

헤일리 로져스:(표정 더 험악해짐...)

델타 렉스:...? (찌풀... 두번째 편지로 넘겨본다)

▶:편지는 서로 다른 글씨체로, 두 번째 편지는 반쯤 구겨져 있습니다.

작성자가 보내지 못하고 보관한 것 같네요. 날짜는 1년 반 전입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굳이 이메일이 아닌 손편지로 적은 이유가 무엇일까 했더니, 이건 명백한 밀서였습니다.

그러던 중 델타는, 또 다시 무언가 이상함을 깨닫습니다.

시 전체를 폭파하겠다는 극단적인 선택,

여태껏 안전지대는 유지되며 한 번도 시 전체가 점령된 적 없었습니다.

시내에 지나치게 많은 크리쳐들.

당신에게 살려달라고 말하던 상급 크리쳐.

델타 렉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렇습니다.

인공적으로 크리쳐를 만드는 C.V라는 바이러스가 A시에 퍼져 시민들이 생체형 크리쳐로 변해버렸으며,

벙커 안에 숨어있던 사람들만이 공기 중에 퍼진 바이러스를 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당신이 여태 죽인 생체형 크리쳐는 총 몇 마리, 아니, 몇 명인가요?

델타 렉스: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1

...

델타 렉스:...

C.V에 노출된 사람은 크리쳐가 됩니다.

그 기간은 델타로서 짐작할 수 없지만,

그렇다면,

3일 이상 노출되었던 헤일리는?

델타 렉스:(인상쓰고 생각하다가 퍼뜩...) 헤일리, ...

(헤일리 잡고 이리저리 살펴요) 헤일리, 너 괜찮아?

▶:헤일리의 뺨은 상기되어 있습니다.

이마에 감겨있던 붕대가 느슨하게 내려옵니다. 머리의 상처는 어느덧 사라졌습니다.

아니, 오히려 헤일리의 컨디션은 한결 좋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헤일리 로져스:... 델타, 나...

▶:컨디션과 대조적으로 헤일리의 얼굴 위로 다양한 표정이 교차합니다.

변화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쪽은, 몸의 주인인 헤일리일 게 뻔합니다.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다음으로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헤일리는 어차피 언젠가 당신처럼 크리쳐로 개조당할 예정이었겠죠.

단순히 그 시기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당겨진 것 뿐이고요.

헤일리는 크리쳐가 되었으며,

델타는 인간으로 되돌아갑니다.

델타 렉스: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1

▶:어느 순간, 헤일리의 눈에서 빛이 꺼집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델타가 느리고 무거운 몸에 채 적응하기도 전, 헤일리가 델타의 가슴팍을 걷어찹니다.

델타는 대응할 틈도 없이 헤일리에게 휘둘려 벽에 머리를 박고 바닥으로 미끄러집니다.

다시 한번 허공으로 들어 올려진 델타의 눈에, 아무런 감정도 없이 당신을 내려다보며 목을 조르는 헤일리의 얼굴이 비칩니다.

hp - 1

델타 렉스:윽... ... ... 헤일리! 정신 차려...!

▶:이내, 헤일리는 당신을 내동댕이칩니다.

강한 충격과 함께 당신의 시야와 보이는 모든 것들이 흔들립니다.

머릿속 내내 이명이 들리며 델타의 코에서부터 혈액이 흘러내립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지러운 머리를 흔들고 다시 헤일리의 모습을 눈으로 좇으면…….

헤일리는 보이지 않습니다.

델타 렉스:허억... (몇 번 기침하다가 피를 대충 닦아낸다.) 헤일리, ...안돼!

헤일리! (헤일리가 사라진 쪽으로 따라간다.)

▶:위에서부터 쿵, 쿵, 쿵, 하고 규칙적으로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손에 잡히는 것과 벽을 전부 파괴하고 부수고 있군요.

완전히 폐허입니다. ... 그럼에도, 따라 올라갈까요?

델타 렉스:허...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계속 따라간다.)

▶:후들거리는 다리는 델타가 옥상으로 향하는 도중 몇 번이고 풀려버립니다.

멈출 기미가 없는 코피를 닦아내며 그제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인간의 몸은 너무 유약하고, 부드러우며, 한 번뿐인 삶은 부족하다는 사실을요.

벽과 계단은 강한 힘을 싣고 내리친 주먹과 발길질로 움푹 팬 채 부스러기를 흘리고 있습니다.

위로, 위로, 더 위로.

▶:헤일리의 빠른 발을 따라잡지 못한 델타는 한참 뒤에서야 옥상에 도착합니다.

잠겨있던 옥상의 철문은 억지로 열린 것인지, 단순히 그 너머로 가겠다는 의지 하나에 의해 흉한 형태로 휘어져 있었습니다.

... 문짝을 걷어낼까요?

델타 렉스:... (숨을 고르곤 문짝을 걷어낸다.)

▶:불안한 마음으로 너덜너덜한 문짝을 걷어내면,

헤일리가 있습니다.

그는 불완전했던 정신을 어느 정도 추슬렀는지, 시선을 건물 아래의 야경에 꽂은 채 눈을 떼지 못합니다.

주먹을 감싸고 있던 장갑은 그 힘을 이기지 못해 너덜너덜하게 찢어져 있습니다.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눈이 쏟아지고, 하늘은 새카맣지만, 여전히 새파랗게 밝은 건물의 빛을 등지고 선 헤일리의 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가 당신에게 무슨 말을 했었죠? 크리쳐인 당신에게, 인간의 위치에서.

▶:전부 위선입니다.

헤일리는 델타가 아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죠.

그런데도 아이러니하게 지금, 헤일리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델타뿐입니다.

델타 렉스:(가까이 다가간다.) ...헤일리. ...정신이 좀 들었어?

헤일리 로져스:델타. (한참을 더 아래를 내려다보다, 뒤를 돈다.) ... 더 다가오지 마.

델타 렉스:(네 말에 걸음을 멈추곤 잠시 바라본다. 그리곤 손을 뻗는다.) 그럼... 이리 와, 헤일리. 같이 나가자.

헤일리 로져스:(내민 손을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 물러서, 델타. 진심이다.

지금의 나는, 네게 달려들지 않도록 참아내는 게 최선이야. 당장은... 너무 위험해. (말 그대로, 꽉 쥔 주먹은 작게 떨리고 있고 표정은 불안정하기 그지없다.)

델타 렉스:(인상 쓰곤 바라본다.) ...헤일리. 스스로를 그렇게 여기지 말라고 한 건 너였잖아.

이미 날 몇 번이고 걷어차고 총으로 쐈으면서... (농담조로 뱉곤 다시 한 발 가까이 간다.) 상관 없어, ...달려들면 잡아줄테니까.

헤일리 로져스:그때와 지금은 달라, 델타. 지금의 네게 날 막을 힘이 있을 것 같나.

물러나, 그리고 도망가라. ... 날 잡아주는 건 지금 당장이 아니어도 괜찮잖아.

델타 렉스:이번엔 정말로 죽이게 될까봐 두려워? (혼자서 몇 번이고 삼켰던 말을 뱉는다. 같은 기분일 거라, 감히 이해하며.)

헤일리. 난 지금의 널 붙잡을 거야.

그때 네가 했던 말이 전부 위선이었대도 상관 없어.

아니, 내가 아는 너라면 진심이었겠지. 지금의 나도 마찬가지야.

원래 한 번뿐인 삶이었으니까, 아쉬울 것도 없고... 널 붙잡기에 전혀 모자라지도 않아. 그렇지?

네가 날 몇 번이고 다치게 해도 상관 없어. (다시 한 발자국 다가간다.)

델타 렉스:...내가 여기 있잖아. ...헤일리, 날 붙잡아.

헤일리 로져스:(네가 한 걸음 더 다가오자, 표정이 완전히 일그러진다. 무어라 말하고 싶은 건지, 혹은 차오른 숨을 저조차도 감당할 수 없는 건지. 옅은 숨만이 반복되고,)

(떨리는 손을 뻗어 네 손을 붙잡는다. 그리고...)

(그대로 네 어깨를 부여잡곤 덮치듯 바닥에 널 내리꽂는다. 잔뜩 확장된 동공, 추운 날씨임에도 계속해서 흐르는 땀. 알 수 없는 열기가 저를 지배하는 가운데 자꾸만 의식이 날아갈 것만 같다.)

(날 소중히 여기나? 나도 그래. 내가 다치는 게 싫다고 했지, 나 역시 마찬가지야. 몇 번이고 총으로 널 겨냥할 때 했던 생각들을 떠올린다. 다만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지금의 너는 다시 살아날 수 없다.)

(포기해, 도망가. 그런 생각을 한 채... 꽉 쥔 주먹을 네 머리 바로 옆에 내리친다.) ... 가.

부탁이다, 델타.

델타 렉스:윽...! (통증에 잠시 인상을 쓰며 이를 악 물었다. 그럼에도, 위협에도 물러설 생각은 없는지 네 팔을 붙잡는다. 널 두고 도망갈 생각도, 포기할 생각도 없다.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앞으로도.) 헤일리. ...난 네 파트너야. 상황이 바뀌었어도, 여전히...!

전투를 시작합니다.

헤일리 로져스의 턴

헤일리 로져스:

비무장
기준치:	75/37/15
굴림:	20, 8, 20
+2:	극단적 성공
+1:	극단적 성공
0: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2:	어려운 성공
피해:	4

(네 팔을 거칠게 떼어내곤, 두 이마를 강하게 부딪친다. 좁혀진 거리에서 네 두 눈을 바라본다.) 그건... 중요하지 않아.

델타 hp - 4

델타의 턴

델타 렉스:솔직히 굴어, 헤일리 로져스... (이를 꽉 문채 말을 뱉는다. 그리곤 널 발로 차낸다.) 너도 마찬가지 잖아.

비무장
기준치:	55/27/11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헤일리 로져스:(덤덤하게 맞지만... 미동 하나 없다.) 네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포기하게 만들 수 밖에 없어.

비무장
기준치:	75/37/15
굴림:	75, 20, 86
+2: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0: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2:	실패
피해:	5

감소 없습니다. 델타의 턴.

델타 렉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좀 전에 핸드폰에서 보았던 자장가가 스쳐 지나갑니다.

당신은 인간, 거기다 부상을 입었죠. 지금으로서 헤일리를 이길 방도는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에게 해줄 수 있는 건 그것만이 아니잖아요.

델타 렉스:...난 네가 어떤 짓을 해도 포기하지 않아. 내 과거의 반성과 후회 속에도, 내 앞으로의 계획에도 네가 있어. (큰 힘이 실리지 않은 주먹으로 쳐낸다.) ...네가 생각하게 만들었잖아. 기꺼워 하던 사람이 누군데?

그냥... 그래도 같이 가고 싶다고 말해, 바보야! (자장가 주문 사용합니다.)

델타 렉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

델타 렉스:(왜 두번 굴려 무시하세요)

▶:자체 재판정인 줄 알았어요

델타 렉스:(아)

(좌뇌 우뇌)

▶:ㅋ

1 뭘루 할까나

델타 렉스:(ㅋ)

▶:실패래요

델타 렉스:(그래!! 한대 더 패!)

(때려라!!! 때려!!)

▶:ㅠㅠ

헤일리 로져스:앞으로를 함께하지 않겠다는 말이 아니야. (기절시킬 생각인지 팔로 네 목을 꾹 누른다.) 그게 지금이 될 수 없을 뿐이다. 지금이어선 안 돼.

내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널 앗아가는 걸 두고 볼 수 없단 말이다.

비무장
기준치:	75/37/15
굴림:	81, 23, 59
+2: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4

감소 없음

델타의 턴

델타 렉스:(인상쓰며 네 팔을 잡고 버텨낸다.) 하하... ...헤일리 너, 겁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네. 난 그래도 너한테 옆에 있고 싶다고... 떼 쓴 것 같은데...

지금이 아니면, 언제? ...널 보내고 나면, 그 상태로 나한테 돌아올 생각은 있어? (다시 자장가 사용합니다.)